연구실에 있는 서제와 책상을 정리하면서 학생을 가르쳐온 40여년의 교직 생활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가니 행복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.
내 앞에 놓인 수업 자료들과 나의 연구 열정이 담긴 논문과 저서들이 내 손에서 슬픔과 아쉬움의 미소를 띠운다.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옛날 그 시간으로 나를 이끌어 아름다운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.
치열하게 살았던 흔적 속에서 희노애락을 함께 한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나를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혹시라도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빌어본다.
지난 일들을 회상하며 매사에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모두를 포용하였더라면 잠시나마 한 발 물러서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였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텐데 하고 반성의 시간도 가져본다.
세월은 간다!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가는 시간은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을 가려 차별하지 않는다. 교직 선배들이 그리고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흘러가는 세월을 거스르지 못하셨듯이 나도 지난 세월 최선을 다하여 학생을 가르쳤다는 자부심으로 퇴임 후에는 더 멋지고 보람 있는 삶을 살자고 다짐한다.
정년퇴임은 현직에서는 물러나지만 또 다른 세계로 가는 첫 발걸음이기도 하다. 이 대학에서 근무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함께 하였던 모든 학생과 교직원들께 감사드리며 한경국립대학교의 무궁한 발전과 영광이 있기를 기원한다.
- 한경국립대학교 재활복지학부 한국수어교육전공 교수 김경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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